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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만 갑상선암은 수술 안 해도 된다고?

  • 강혜순
  • 2015-10-20
  • 조회 1,611

1미만 갑상선암은 수술 안 해도 된다고?

박정수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병원 갑상선 암센터 교수

조선일보 2013.08.21


박정수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병원 갑상선 암센터 교수 최근 갑상선암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떠돈다. '일본에선 갑상선암이 1넘지 않으면 어떤 처치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1미만은 수술받지 않고 지켜만 봐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한국은 과잉 진단으로 과잉 공포를 불러온다'는 식의 주장들이다.


일본에서 1미만 갑상선암에 수술을 즉시 하지 않고 관찰만 하다가 암이 나빠지는 증거가 있을 때 수술한다는 병원은 딱 두 곳이다. 고베의 구마병원과 도쿄에 있는 암연구소 부속병원이다. 일본 최고의 갑상선 전문병원인 노구치병원을 위시해 나머지 병원은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암이라고 진단되면 수술을 한다. 1가 안 되더라도 병리생리와 유전자변이 소견이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구마병원도 1미만 암일지라도 피막을 침범했고 림프절까지 전이됐거나 암의 위치가 식도·기도·성대신경 근처면 수술을 권유한다.


갑상선암의 크기가 작다고 다 초기 암이 아니다. 2009년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연구 결과를 보면 1갑상선암 환자 698명 중 27명은 암으로 진단됐을 때 이미 암이 갑상선 밖으로 퍼져 있었고, 10명은 폐 같은 원격 장기에 전이가 있었다.


게다가 1미만 암도 재발할 수 있고, 사망자가 생길 수 있다. 4년 이내에 38(6.2%)이 재발했고, 1명은 사망했다. 일본 노구치병원에서 1미만 암 환자 2030명을 35년간 추적조사했더니 크기가 0.6~1.0이면 재발률 14%였고, 0.5미만이면 3.3%였다. 2011년 미국 전역에서 1미만 갑상선암 환자 18445명을 조사한 결과 0.5%가 사망했다. 따라서 1미만은 수술받지 않고 지켜만 봐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주장은 근거 없다. 지난 2008년 미국 갑상선학회는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해서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초기 암의 크기를 1에서 0.5로 낮췄다.


최근 갑상선암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가 정밀 초음파검사로 1미만 암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는 모든 현상이 설명되지 않는다. 1이상 크기의 암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원인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지, 과잉 진단으로 갑상선암이 많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다른 종류의 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도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모든 암은 아주 작은 암세포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