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노출 부족, 최소 13개 악성 종양과 관련 있어
햇빛 노출 부족, 최소 13개 악성 종양과 관련 있어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겨울에도 야외에서 운동하던 사람들조차도 실내에서만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지난2002년 3월호 국제암학술지 ‘캔서(Can-cer)'에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됐다. 북미 대륙에서 암에 의한 사망률은 조사한 연구에서, 미국 동북부와 남서부의 식습관이 거의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동북부의 뉴일글랜드 지역에서 생식기관 및 소화기관에 발생한 암에 의한 사망률이 미국 남서부 지역에 비해 2배가량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506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암에 의한 사망률과 자외선 B 지수 사이에는 뚜렷한 역상관관계가 발견됐다. 즉 북미 지역에서는 자외선 노출이 충분하지 않을 때 중요한 암 발병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햇빛의 보호효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자외선 B(UVB)에 노출되었을 때 몸에서 비타민 D 가 합성되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은 겨울에는 몸에서 비타민D의 합성이 중단될 정도로 일조량이 매우 부족하다. 이 연구는 주로 백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암 발병률이 훨씬 더 높은 흑인이나 유색인종에게서도 동일한 지리적 특성이 발견되고 있다. 피부색이 검을수록 비타민 D를 합성하기 위해 더 많은 햇빛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연구들에 의하면 최소한 13개의 악성종양이 햇빛 노출 부족과 관련이 있으며, 생식기관과 소화기관에 생기는 암이 특히 더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장 역상관 관계를 보이는 암은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이었다. 그리고 방광암, 자궁암, 식도암, 직장암, 위암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우리가 햇빛 노출하면 떠올리는 피부암은 사실 우선 순위에도 들지 않는다. 그만큼 햇빛과 관련된 오해가 많다는 의미다.
특별히 일상생활에서 햇빛 노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을까? 당연히 있다. 그런 사람들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얼굴이 희고,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빨갛게 익었다가 금방 돌아오는 사람은 서양인과 비슷한 피부 유형으로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부족한데,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햇빛이 많을 때 증가한다. 이로 인해 얼굴이 그을리지만, 이것이 부족하다는 것은 피부가 자외선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둘째, 운동선수, 택시 기사, 농부 등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인데, 특히 피부암 발병 원인의 90% 이상은 자외선이 원인이다. 햇빛을 많이 보는 직업에 종사할수록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강한 햇빛 아래서 골프를 치는 등 운동을 하거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자칫 못 뒷덜미에 신경 쓰지 못할 경우가 많고, 이곳에 염증이 반복하여 발생하는 등 피부노화가 급속히 진행하고 종양이 생길 가능성도 많아진다.
셋째, 50대 이상 노인이 한 순간 햇빛을 본다고 해서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자외선이 피부 등 몸에 누적되어 발병하는 만큼 젊은 사람에게서는 잘 관찰되지 않는다.
넷째, 부모가 악성 흑색종을 앓았던 사람들은 국내에서 가장 드물게 발생하는 피부암 종류인 악성 흑색종이 손과 발에 갑자기 점이 많아지는 형태로 발견되기도 한다. 유전적 요인이 있으므로 증상이 시작되면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
비타민 D는 칼시페롤(Calciferol)이라고도 불리며 지용성 비타민이며, 식품으로도 섭취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햇빛에서 나오는 자외선에 노출된 다음에 몸에서 합성된다. 비타민D는 생물학적으로 비활성 상태이고 두 단계의 수산화 반응을 거쳐야 비로소 활성화되는데 칼시트리올(Calcitriol)이 대표적이다.
비타민 D의 가장 중요한 생물학적 기능은 혈중 칼슘과 인의 농도를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고, 칼슘의 흡수를 돕고 다른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호르몬과 함께 골의 무기질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성 관절염과 같은 자가 면역질환, 다발성 경화증, 진성 당뇨병, 암, 심장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 D의 수치가 높을수록 운동기능과 근골격기능이 더 우수하고, 면역체계의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하여 감기에 걸릴 가능성을 50% 낮춰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