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악성종양인 간암은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B형간염이나 C형간염 등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유병률이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 바이러스 중 A형간염과 E형간염은 급성 간염만 일으킬 뿐 만성으로 넘어가지 않지만 B형과 C형 그리고 D형 간염은 만성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어 "이 경우 바이러스 보유자가 되거나 간경변증 그리고 간암과 같은 만성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40~50대 중년 남성 사망원인 1위로 꼽히는 간암은 만성 B형간염이나 C형간염, 지속된 염증에 따른 간경변증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간암의 70%는 B형간염, 10%는 C형간염이 원인이다.
보통 바이러스 침투로 염증이 지속되면 간조직이 딱딱한 간섬유화증으로 바뀌면서 간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간경변증이 된다. 더 심할 경우 악성종양인 간암으로 전개될 수 있어 조기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B형간염은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분비물로 감염될 수 있다. 다만 부부관계로는 감염 가능성이 낮고 음식물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전신쇠약감, 피로감, 의욕상실, 두통, 소화 불량 등이 있다. 환자의 면역상태에 따라 만성간염이 되는 비율이 달라진다. 성인은 약 5%, 신생아는 약 90~95%가 만성간염화가 된다.
C형간염도 감염 원인이 비슷하다. 주사기 재사용을 하는 의료현장에서 감염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B형간염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국가에서 B형간염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어 상대적으로 C형간염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C형간염은 아직 예방주사가 없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간염은 급성 이후 약 60~70% 이상 환자에서 만성화가 된다"며 "임상경과가 서서히 진행되고 자연회복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B형간염과 C형간염은 효과 좋은 치료제들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 약제는 간암에 사용되기보다는 간암으로 발전하기 전 바이러스 감염 치료에 사용된다. 간 섬유화가 진행되기 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적인 B형간염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의 '비리어드'와 BMS제약의 '바라크루드'가 있다. 모두 바이러스 내성률이 0~1%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완치제는 아니지만 모두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약제로 꼽힌다.
C형간염 치료제는 사실상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들이 속속 출시됐다. 기존에 오랫동안 사용돼온 면역조절제 '인터페론'과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 병용투여법보다 훨씬 효과가 뛰어나다.
약 3년전 출시된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소발디 복합제) 등은 완치율이 90%가 넘는다. 치료기간은 12주이다. 지난 달 출시된 다국적제약사 애브비의 '마비렛'은 치료기간이 8주로 기존 약제들보다 크게 줄였다. '마비렛'은 특정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쓰는 기존 약제들과 달리 모든 유전자형(1~6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갖는다. 임상결과 치료 성공률은 99%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