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극심한 피로 어쩌면 "이 질환" 때문일지도
폐경이 가까워질수록 갑상선기능저하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체중 증가, 피로감, 기분 변화 및 불안 등 폐경후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무심코 넘기기 쉬운데, 치료가 필요한 갑상선기능 저하 상태를 오래 방치했다간 심근경
색, 부정맥, 뇌경색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강미라 교수,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 장유수 교수, 김예
진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폐경과 갑상선기능저하증 사이 연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2014년부터 2
018년 사이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여성 5만 3230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폐경에 이르는 과정을 이행 단계에 따라 분류법(STRAW+10)을 이용해 연구 참여자들을 폐경 전(2
만 9444명), 이행전기(5431명), 이행후기(4325명), 폐경 후(1만 4030명) 등 4단계로 나눴다. 이행전
기는 생리 주기가 7일 이상 차이가 나는 일이 반복될 때를, 이행후기는 마지막 생리 이후 60일 이
상 끊긴 상태가 지속될 때로 구분했다. 폐경 후는 1년 이상 생리 현상이 없을 때다.
분석 결과, 폐경 이전인 이행후기부터 폐경 후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유병률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전 단계에 비해 폐경 이행후기부터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은 1.2배, 갑상선 호르몬
부족 정도가 심한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1.6배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교육 수준, 흡연 여부, 음주,
신체 활동, 초경 연령 및 신체질량지수 (BMI)의 영향을 감안한 후에도 연관성이 일관되게 관찰됐다.
(왼쪽 부터)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강미라 교수,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 장유수 교수, 김예진 연구원./사진=삼성서울병원
연구를 주관한 강미라 교수는 “현재 진료지침에 따르면 별다른 증상이 없는 60세 미만의 비임신 여성에서 갑상선
기능검사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류승호 교수도 "이번 연구에서 보듯 갱년기 여성은 폐경 이전부터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율이 증가하지만 쉽게
간과되어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며 "갱년기 여성은 정기적인 갑상선기능 검사를 통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갑상선학회 국제 학술지 'THYROID' 최근호에 게재됐다.